그동안 논란이 많던 노키즈존은 이제 들어본 경우가 많아 덤덤해져 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새롭게 노시니어존이라는 씁쓸한 소식이 들려와 당황스럽습니다. 60세 이상의 손님을 거부하겠다는 뜻인데요. 해도 너무한다는 여론과 그 입장을 이해한다는 여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필자도 편의점 일을 하면서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일에만 집중하려고 하지만 가끔 주취자나 점잖치 못한 어른들을 볼 때면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 모두를 배제해야할 문제인지는 짚어봐야 하겠습니다.
개인사업자로써 손님을 거부할 권리는 있다
개인사업자로써 손님의 성향에 따라 거부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줄만한 행동을 한다던가, 업주나 점원에게 피해를 줄만한 행동을 했다면 단호하게 거부해야합니다. '손님은 왕이다' 라는 낡은 의식은 사라져야합니다. 손님은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고, 업주는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님은 왕이다 혹은 신이다'와 같은 마인드의 고저를 따질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마인드는 맘까페나 인플루언서들에게서도 잘 나타납니다. 굳이 요청하지도 않은 가게 홍보를 자신이 해주겠다며 금전 혹은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그에 응하지 않으면 테러와 같은 거짓을 퍼뜨리기도 합니다. 이같은 행위는 갑질을 넘어 범죄에 해당되는 일이므로 영향력있는 분들이라면 스스로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업주들은 심심치않게 일어나는 일에 울며 겨자먹기로 요구에 응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돈과 영향력이 있다고 품격까지 잃어서는 안됩니다. 개인사업자는 자신의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므로 그들을 장난삼아 위협해서는 안됩니다. 얼마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면 노시니어존이라는 가게까지 생겼을지 짐작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구매자도 수많은 가게를 두고 굳이 제한된 공간을 갈 필요는 없다
노시니어존이라는 결정을 한 업주의 입장도 이해가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수많은 가게가 여러분의 바로 옆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게를 굳이 가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시니어존이라고 당당히 붙여놓은 가게는 그 순간 모든 시니어들에게 공공의 적이 될 것입니다.
업주의 입장을 이해할 것 같지만 사람은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받을 처우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 처우가 이유없는 거절이라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 굳이 이런 악수를 뒀어야 했을까요? 문제를 만드는 시니어가 있다면 그저 퇴장요구를 하면 되는데 모든 사람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해가 잘 안갑니다.
그리고 만약 시니어가 아닌 필자가 그 같은 가게를 봤다면 비슷한 가게를 찾아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시니어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의 손님도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생기는 것입니다.
선택에 대해 서로 비난할 이유가 없다
여론은 서로 팽팽합니다. 이해와 비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현상에 대해 너무 몰입해서는 안됩니다. 그저 존중하면 됩니다. 업주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마음의 안정을 위한 행동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리고 손님은 그것을 존중하고 다른 가게로 발길을 돌리면 됩니다.
우리가 씁쓸한 이유도 잘 생각해보면 어떤 경우에라도 우리 자신만은 누구에게라도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상대방은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무시하고 상대방이 잘못되었다고 비난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아버지의 재산을 왜 자신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기부하느냐를 놓고 억울하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의 재산은 아버지의 것입니다. 전혀 기여한 것이 없는 자신의 것이 아닌데도 아버지의 생각은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만 우선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일방적인 강박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흑백의 강박에서 벗어나 일어나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곳에서부터 비로소 이해가 생겨납니다.
결론
노키즈존이 한 때 유행하듯 번졌지만 이제 그 소식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은연중에 부모와 업주가 조심하면서 사회적인 합의를 거치지 않았나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노시니어존도 어느 정도 진통이 예상되지만 합의되어 가야하는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거절과 존중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 낯설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어나야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면 받아들이고 그것이 합의되어 가는 과정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지켜보면 됩니다. 이런 현상은 누가 나선다고 갑자기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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