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외국계 증권회사인 SG증권의 단일창구에서 대량 매도 폭탄이 떨어져 우리나라 주식 종목 8종목이 하한가를 맞고, 한 종목이 하한가를 맞았다가 일부 회복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 대상은 다올투자증권,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하림지주, 선광, 다우데이타이며, 급락한 종목은 무려 CJ입니다. 그 현상에 대한 조사는 지금 진행중입니다만, 필자가 이 기회에 어떤 연유로 일어난 일인지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일 창구에서 나온 매도세 상당히 이색적인 현상임에는 분명하다
SG증권은 프랑스에 소재하는 증권사입니다. 그런데 어제 그 증권사의 단일 창구에서 대량 매도 주문이 쏟아졌고 이것은 기관이나 외국인의 움직임이 아닌 개인 세력의 움직임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한가를 맞은 종목 면면을 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 차트의 모양새가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 유통 주식수가 아주 적다. 대주주가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자사주 보유를 빼면 유통주식수는 20% 미만이다.
- 세력에 의한 작전이라고 해도 단기간이 아니고 3년에 걸쳐 정성을 들여 만들어진 차트이다. 이색적이다.
- 테마가 형성된 종목이 아니라 마치 포트폴리오 구성처럼 보인다.
종목에 있어 어떤 악재나 뉴스가 없이 일시적으로 하한가를 맞는 일은 아주 희귀한 일입니다. 그것도 단일 창구를 통해 무려 9종목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작전의 일환으로 보이기에 조사가 시급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아래 단락에서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증거금이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잡고 가자
보통 주식에는 증거금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증거금 30/40/100 등 그 비율을 거래 화면에서 보실 수 있으신데, 여기서 이 개념을 잘 잡으셔야 합니다.
만약 A라는 기업이 증거금 100%로만 거래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이 기업에 투자할 때는 무조건 100% 현금으로만 거래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B라는 기업은 증거금 40%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눈치가 빠르시다면 아시겠지만 바로 40%의 현금만으로도 100%만큼 주식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400만원으로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살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600만원은 누가 사주는 것일까요? 바로 증권회사에서 대신(대출) 사주는 것입니다.
A라는 회사는 증거금 100이고, B라는 회사는 증거금 40이면 어느 회사가 신용도가 좋을까요? 객관적으로 A라는 회사는 증권회사가 판단하기에 재무적으로나 어떤 이유로 신용이 좋지 않다고 보고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오직 현금으로만 사야 하는 것입니다. 반면, B라는 회사는 증권회사가 보기에 수익도 좋고 재무도 탄탄합니다. 그래서 증권회사는 이 회사의 주식을 사려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줘서라도 사게끔 해주는 것입니다. 앞으로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투자자는 만약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을때 이 증거금 항목을 유심히 보셔야 합니다. 만약 증거금이 100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뭔가 좋지 않구나 라고 우선 의심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재무제표를 살펴보면서 영업이익이나 부채 등의 추이를 살펴보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증권사에서 빌려준 것은 고맙지만 반대매매의 함정을 알아야 한다
증권사에서 B라는 회사가 신용이 좋아 대출이 가능하게 해 준 것은 고맙지만 주가는 어떻게 될지 신만이 아는 영역이라고도 합니다. 오늘 자신만의 투자 철칙에 따라 어떤 신호가 나와서 매수를 했더라도 내일 주가가 반드시 오르리란 법은 없습니다.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증거금의 시스템에 의해서 증권회사가 대출해주는 기간은 3일입니다. 증거금을 이용하여 투자를 했다면 3일 뒤에는 반드시 부족분을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600만원을 채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투자자가 그 부족분을 갚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증권사는 강제 청산 절차를 밟습니다. 이를 '반대매매(마진콜)'라고 합니다. 대부분 주가가 하락하며 손실을 볼 때 반대매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3일간 빌려준 600만원 중 100만원이 손실이 났다면 증거금 400만원 중 100만원을 증권사에서 가져가고 나머지 300만원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증권사는 하한가로 반대매매를 걸어버려도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증거금을 담보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거금 40%내에서라면 하한가 30% 손해가 나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는 모험을 했기 때문에 그 댓가가 큽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리고 그 날의 주가와 상관없이 그 투자자만 하한가를 맞은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증거금이 그 한도를 초과하게 되어버리면 증권사는 그 금액만큼 연체금을 물립니다. 이래저래 투자자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결말
필자는 처음 주식을 배울 때부터 주식 투자의 환상보다는 위험 요인부터 배웠습니다. 그 중 신용 대출에 의한 레버리지 주식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귀에 박히도록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레버리지 투자는 투자가 아닙니다. 또 그것이 허용될 만큼 주식 시장은 만만치 않습니다.
욕심이 화를 부르고 그 화는 경제의 올바른 이해를 무너뜨립니다. 주식해서 패가망신한다는 오해가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투자는 오로지 자신의 능력 이내에서만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첫번째 철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 내용이 이해가 되셨다면 본격적으로 이번 사건의 의혹과 CFD에 대해 포스팅한 내용을 아래 링크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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