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리를 잘 살펴보면 경제 상황이 눈에 보인다
단기금리는 대표적으로 콜금리, CD금리, CP금리 세 가지를 꼽습니다. 경제신문이나 뉴스에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기금리들입니다. 제 글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금리를 결정짓는 세 가지 중 하나가 '만기'입니다. 그 만기(기한)에 대한 이자가 높은지 낮은지를 보면서 현재 경제 상황이 침체인지 활황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단기금리는 만기가 1년 미만인 금융상품의 금리를 말합니다. 단기금리를 보면 은행이나 회사에 자금이 풍부한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자금이 풍부하면 대출이나 투자가 활성화되어 직업도 늘어나고, 사업도 번창하므로 경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자금이 경색되면 경제가 침체됩니다.
그것을 수치화해서 볼 수 없을까 해서 보는 것이 단기금리입니다. 단기금리가 오르면 돈이 없다는 신호입니다. 결국 예금, 대출이자가 오르게 되므로 자금이 부족해 빌려야 하는 우리들의 생활은 어렵게 됩니다. 단기금리가 내리면 돈이 풍부하다는 신호입니다. 이자들은 따라서 내리게 되므로 경제는 활성화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기금리의 종류와 그 성격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단락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콜금리(은행)
콜금리는 은행(대표적인 금융기관)끼리 초단기(하루 이틀)로 돈이 필요할 때 적용하는 금리입니다. 은행도 경영하다 보면 고객이 그날따라 돈 인출을 많이 했다거나 투자금이 모자란다거나 하여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전화로 다른 은행에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합니다. 전화로 콜(call)한다고 해서 콜금리라고 부릅니다. 하루만 빌리니까 사이좋은 은행이라면 공짜로 빌려주면 좋겠지만 이것도 엄연히 비지니스입니다. 그리고 금액이 커지면 그만큼 위험도도 높아지니까 확실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시중의 모든 은행에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저기서 전화벨이 울릴 것입니다. 돈의 수요는 높은데 구할 곳이 없어지면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콜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콜금리가 오르게 되면 돈의 회전이 윤활하지 않습니다. 곧 경제가 침체된다는 신호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은행에 돈이 풍부하다면 굳이 전화해서 다른 은행에 돈을 빌릴 이유가 없습니다. 수요가 없으니 콜금리도 내립니다. 은행의 자금 풍족함은 은행의 너그러움이라도 보여주듯 다른 금리들도 덩달아 내리는 이유가 됩니다. 대출이 원활해지고, 투자가 활성화되어 경제는 활성화됩니다.
CD금리(은행)
이제 어려운 영어가 등장했습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풀어도 어렵습니다. CD는 우리말로 '양도성예금증서'라고 합니다. 갑자기 한숨이 나옵니다. '양도성'이란 말을 먼저 이해해보면 '남에게 줄 수 있는' 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남에게 줄 수 있는 예금 증서'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보통 우리의 예금통장을 보며 우리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만 양도성예금증서는 소유자의 이름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남에게 주기 용이한 것입니다. 증서만 있으면 누구든지 만기기 되어 돈을 찾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검은돈에 자주 사용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CD금리도 주로 은행에서 발행을 많이 하며, 1년 미만의 기한으로 설정하지만 보통 91일 만기인 상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경제신문이나 뉴스에서는 주로 91일을 표기하여 금리를 발표합니다.
CD금리의 등락에 대한 경제 상황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일합니다. 단지 콜금리보다 기한이 길기 때문에 금리가 높습니다.
CP금리(기업)
CP는 주로 기업에서 발행하는 어음을 말합니다. 'Commercial Paper'라고 하는데 1년 이내의 단기자금을 융통할 때 사용합니다. 이것도 CD와 마찬가지로 91일 만기가 많으므로 경제지에 91일로 표기합니다.
그럼 어음이란 무엇일까요? 기업끼리는 수많은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상품을 납품한 회사는 바로 돈을 지급받으면 가장 좋겠지만 납품받은 회사가 곧바로 돈을 주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래서 발행하는 것이 약속어음입니다. 우리 기업은 당신 기업에게 돈을 언제까지 어디에서 얼마의 이자를 쳐서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이 상품을 납품받고 발행하는 것을 '진성어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것을 받은 기업은 만기일이 되면 지정된 은행에 가서 대금을 이자와 함께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기업에서는 막무가내로 '신용'이라고 외치며 어음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융통어음'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업에 돈이 부족해서 회사를 믿고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회사도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으나 기업은 국가나 은행보다 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신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은 그 회사의 재무와 오너의 성향을 잘 따져보고 받아야겠습니다.
CP금리도 위에서 언급한 다른 단기금리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많이 발행하면 회사가 어렵다는 뜻이고, 어쩌면 부도가 날지도 모릅니다. 그런 현상이 여러 기업에서 일어나면 경제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어음과 그 위험에 대한 이해가 잘 안되신다면 '국가부도의 날'이란 영화를 보시면 이해가 단번에 이해되십니다. 영화 중 허준호는 한 중소기업의 대표인데, 납품 대금을 어음으로 받습니다. 그런데 어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를 냅니다. 부도가 난 회사는 지급 능력이 없으므로 약속어음은 그냥 종이 쪼가리가 됩니다. CP의 'P'자는 페이퍼 즉, 종이입니다. 언제든 종잇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함부로 어음을 받거나 누군가로부터 양도받으시면 안 되겠습니다. 주로 사기 수법으로 어음을 활용하는 예가 많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총평
이제 여러분은 경제지나 뉴스에 나오는 단기금리의 지표를 봐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이해만 하면 이것을 앞으로 죽을 때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용어에 겁먹지 말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다 보면 흐름이 눈에 보일 때가 옵니다. 처음에 공부할 것이 많은 것 같아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바탕으로 찬찬히 뜯어보면 점점 일맥상통하는 점이 보이고 차차 공부할 양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해의 힘이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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