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의 돈의 쓰임새는 어떻게 될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초저금리 시대에 살았습니다. 코로나가 온 세상을 덮쳤던 펜데믹 시대의 우리나라 금리는 어디까지 떨어졌을까요? 2020년 5월에 기준금리 0.5%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준금리는 추후 설명할 때가 오겠지만 저 수치는 금리가 없는 것이나 다름 없는 수치입니다. 물론 은행은 저 기준금리로 돈을 빌려와 우리에게 기준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빌려주겠지만 기준이 되는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은행에서의 금리도 체감상 낮아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금리 시대의 돈의 쓰임새는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당신에게 10억 정도 여윳돈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돈을 그냥 두자니 고민입니다. 예금을 들까? 주식투자를 할까? 부동산에 투자를 할까? 등등 돈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방법을 찾게 됩니다.
우선 예금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약 예금 금리가 2%였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물가는 4-5%씩 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손해라고 생각드니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은 바보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펜데믹 시대에 예금예치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눈을 돌립니다. 사람들이 투자 쪽으로 몰리면서 소문들이 무성합니다. 6억짜리 아파트가 12억에 팔렸다는 둥, 주식에서 텐배거(10배 시세차익)가 터졌다는 둥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전설과 신화같은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더 몰리고 가격은 오르게 됩니다. 수요가 몰리니 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 때, 사람들은 더욱 더 투자하기 위해서 대출을 합니다. 왜냐하면 대출금리가 너무나 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돈의 수요가 몰리면 오르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제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합니다. 은행의 반격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고금리 시대의 돈의 쓰임새는 어떻게 될까
지금 우리는 예전과 비교해서 고금리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3.5%이니 2020년보다 7배나 올랐습니다. 이제 은행도 수신금리가 올랐다며 추가금리를 더욱 더 올립니다.
만약 은행금리가 8%라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역시 당신에게 10억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당신은 은행에 예금만 들어도 연 8천만원이라는 수익이 생기는 겁니다. 이것은 엄청난 수익입니다. 주식으로 일관되게 8%나 되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압니다. 왜냐하면 주식에 온통 신경을 써야하며, 기업이 망하지 않을까, 오너가 무슨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누가 횡령하지 않을까 하는 온갖 리스크가 잠재하기 때문입니다. 기대 수익이 큰 만큼 손실을 볼 확률도 높아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은행에 돈만 맡기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그냥 통장에 돈이 꽂힙니다.
그리고 이 8천만원이라는 돈은 만약 당신이 다주택 보유자여서 월세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면 한 집당 100만원의 월세를 받는다쳐도 적어도 6-7채의 집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10억으로 6-7채나 되는 집을 살 수 있을까요? 다주택보유자는 세금도 많이 내야 하구요. 그런 면에서 고금리 시대의 예금은 그야말로 돈이 돈을 버는 형국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만약 당신이 금리가 쌌을 때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것이 변동금리라면 당신은 이제 큰일이 납니다. 예금금리가 8%였다면 대출금리는 예대마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10%가 넘을 확률이 높습니다. 거의 공짜로 빌리다시피 한 돈을 이제 당신은 1억이란 돈을 매년 갚아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신은 위기를 느끼고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 당신이 샀던 가격호가보다 한참 아래의 가격으로 내놓습니다. 너도나도 같은 상황이므로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예금이나 채권시장으로 몰리게 됩니다.
이 역시도 높은 금리때문에 사람들은 돈을 빌리기 꺼려하게 되면서 돈의 수요는 줄어들게 되며, 돈의 수요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금리도 떨어지게 됩니다.
총평
금리는 시대의 상황에 따라 올랐다 내렸다 합니다. 그리고 한 국가의 경제 건전성에 따라 금리는 각각 다릅니다. 우리가 죽음 직전까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금리가 어찌 되던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규직이어도 정년이 되면 65세. 기대 수명이 거의 80세가 되니까 연금을 못받는다면 15년을 우리는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의학이 너무 발전하다보니 죽고 싶어도 쉽게 죽지 못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금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늘 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장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시해야합니다. 투자할 때와 물러설 때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은 분명히 '금리 올릴거야 준비해' 하면서 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코스피 3000에서 투자를 결행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도 신용미수를 써가면서 말입니다. 위험합니다.
주식 격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골 할머니가 주식계좌를 만들면 시장을 떠나야 한다.' 할머님들을 비하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의 뜻은 모두가 주식투자를 할 때 그 위험성이 극에 다른다는 말입니다. 금리가 낮아 시중에 돈이 너무 많아도 눈먼 돈이 어디로 갈지 방황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탐내는 이리떼들도 극성을 부립니다.
하지만 금리가 기준이 되면 냉정해집니다.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시장의 신호대로 하면 됩니다. 그것을 알아차릴 우리의 공부와 관심이 필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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