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한 카테고리에 경제사범과 사기에 관해 정리하는 것은 사기 피해를 보면 법이 우리를 반드시 보호해 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 입니다. 법이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최대한 그들의 수법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고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필자가 평소에 관심있게 지켜보는 귀촌과 귀농에 대한 악의적인 사기꾼들의 수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다가 사기당한다
소제목의 내용은 너무나 유명한 노래의 가사 내용입니다. 그런데 가사 내용에 필자는 '사기당한다'라고 무서운 경고를 덧붙였습니다. 도시생활의 빡빡함을 벗어나 드디어 자유롭고 한가로운 전원생활이 어쩌다 사기에 빠져 지옥으로 변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도시인들은 어떤 이유로 인해 전원생활을 그리워 합니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란 향수, 경제적 이유, 신체적 이유, 은퇴 등등 그들은 미래를 귀촌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필자도 지방으로 이사를 해 온 이유가 위에 나열한 이유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시골로 귀촌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반쯤 시골인 소도시를 선택한 것은 우선 잘한 일인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트래킹 삼아 시골 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생각보다 빈 집이 많습니다. 그리고 짓다 만 집도 꽤 많이 눈에 뜁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바로 건축시공사의 사기 행각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 우선 귀촌인을 상대로 아주 값싼 예산으로 고급 자재를 들여 집을 지어주겠다고 상담을 해줍니다.
- 예를 들어 친환경 소재(통나무, 황토방)와 시공 포트폴리오로 귀촌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 그리고 그들의 언변과 귀촌인들의 꿈이 버무러져 덜컥 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 그런데 처음부터 건축시공사와 계약을 맺은 것부터가 잘못입니다.
- 건축은 우선 건축허가와 관련된 도면 설계를 시공사가 아닌 설계사무소와 협의를 해서 완성해야합니다.
- 그러나 건축시공사와 계약을 해버리면 시공사가 마음대로 건축설계에 관여를 하게 됩니다.
- 이 때 건축의뢰자(건축주)는 시공 시작부터 도면과 틀린 부분이 많아지는 것을 알게 되고, 또 자재도 계약 당시와 달라진 것을 알고 시정을 요구하지만 시공사는 건축주가 왜 시공에 관여하냐며 시공을 중단해 버립니다. 극단적으로 유치권을 행사해버리면서 건축주가 출입하지 못하게 합니다.
- 게다가 건축 도면이 달라져 시공에 필요한 자재도 늘었고, 규모도 늘었다며 추가 자금을 요구합니다. 무려 계약한 금액보다 2배, 3배를 뻥튀기시킵니다.
- 건축주는 사기를 당했다고 자각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시공사는 오히려 재판으로 유도하는 여유까지 보입니다.
위와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분의 일입니다. 시공이 완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시공으로 인해 온 집이 곰팡이로 뒤덮여 산다는 사례 등등 귀촌 생활의 시작부터가 지옥문을 여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작물 재배 교육 안 받은 귀농인을 노리는 영농법인
세상 어느 분야든 초보가 있고 그것을 노리는 고수(사기꾼)들이 존재합니다. 농촌에도 초보 귀농인을 노리고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려 영농법인까지 세워 그들을 유혹합니다. 사실 귀촌인은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합니다. 그 방법은 바로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것인데 반강제적으로 귀촌인에서 귀농인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작물 재배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지자체에서는 귀농인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귀농인들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교육이수율은 6%를 채우지 못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은 노하우가 전무한 채로 덜컥 시골로 전입합니다. 그 때 목마른 자가 우물을 찾듯 찾는 것이 바로 노하우를 채워줄 수 있는 영농법인입니다.
영농법인이라고 해서 지자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민간입니다. 다소 작물에 대한 지식과 인허가를 받아 운영하는데, 그 노하우 전수와 기대 수익을 광고하며 초보 귀농인들을 유혹합니다.
예를 들어 천마를 재배하고 싶은데 노하우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귀농인은 천마 재배에 전문인 영농법인을 찾아 상담을 합니다. 영농법인은 천마는 종자만 심어두면 알아서 몇 배는 자라고 일품이 덜 드는 품종이라며 귀농인을 유혹합니다. 수익과 쉽다는 말에 귀농인은 덜컥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상으로는 종자 품질과 밭 관리를 해준다지만 그들은 절대 이행하지 않습니다. 종자만 팔고 나몰라라 책임을 귀농인의 관리부재로 떠넘깁니다.
그러나 실제 천마 재배를 하는 귀농인은 말합니다. '세상에 쉬운 작물 재배법은 없다.' 그도 여러번 실패한 뒤 지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강조합니다.
귀촌 귀농의 사기를 예방하는 방법
그렇다면 귀촌, 귀농을 노리는 사기를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 귀촌의 경우, 처음부터 무작정 큰 돈을 들여 땅과 집을 살 생각을 말자.
- 우선 필자와 같이 시골에 인접한 소도시에 살면서 주말에 쉴 수 있는 세컨드 하우스를 시골에 마련해보자.
- 이 때, 시골에 살면서 기존 주민들과 마찰이 일어나는지 유심히 살펴보자. 텃세라고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본인에게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 시골 생활이 마찰없이 유지된다면 한달살기, 1년살기 등으로 실전을 치뤄보자.
- 운이 좋으면 아주 값싼 월세 이용이 가능하고, 빈집이 많으므로 무상으로 살 수도 있다.
- 그런데 귀촌생활이 체질인 것 같아 집을 사거나 짓고 싶어지면 아래 내용을 꼭 명심하자.
- 설계사무소와 시공사를 분리하여 가계약(구두계약)을 맺자. 가급적 여러 사무소와 시공사를 리스트에 올리고 비교하자.
- 시공사가 정해졌으면 올바른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 그리고 시공사를 앞장세워 시공한 집을 적어도 세 곳 이상 같이 방문해보자.
- 집주인들에게 시공사의 시공 태도에 대해 심층적으로 물어보자.
- 간혹 허가 문제를 지자체와 협의없이 진행하는 시공사가 있어 무허가 건축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쓰자.
- 가능하면 집과 정원을 크게 짓지 말자.(집이 크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정원이 크면 잡초에 파묻혀 산다.)
- 되도록 집은 짓지말고 시골의 빈집이 많으므로 경매로 낙찰받자. 유찰되어 절반 가격으로도 낙찰되지 않는 집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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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의 경우, 반드시 귀농 교육을 받자.
- 그리고 자신의 농작물이 아닌 다른 지주의 농작물을 소작해서 재배해보며 4계절을 경험해보자.
- 시골에는 반드시 놀고 있는 땅이 있으므로 지주에게 빌려 우선 자신이 목표를 하는 작물을 재배해보자.
- 무턱대고 농기계를 사기 위한 대출은 지양하자.
- 무턱대고 땅 매입과 시설을 하기 위한 대출은 지양하자. 땅과 시설은 작게 잡아도 수 억원을 대출해야 하므로 그 이자만으로도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모두 이 부분에서 환상은 깨지고 빚만 잔뜩 떠안은 채 다시 도시로 나간다.
- 귀농 이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파이프라인 몇 가지는 구축해놓고 귀농하자. 온라인 사업으로 충분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업은 넘친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처음부터 땅이며 집을 사지 말고 경험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사람을 부리며 사장행세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마음만 앞서 전후사정을 잘 모르고 뛰어들면 사기꾼의 표적이 되기 쉽상입니다. 또 그들은 여러분과 같은 초보 냄새를 귀신같이 알아차립니다. 그러므로 귀촌과 귀농을 결심하신 분들은 처음 접근을 최악을 상정하고 도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을때의 출구전략도 함께 고민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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