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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분석/반도체

일본 수출 규제의 굴욕 삼성은 안 잊는다(feat. 반도체 소재)

by 럭키대디2727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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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일본-한국-영국

오는 4월 24일부터 3년 7개월간 지속되었던 일본 화이트 리스트 제외가 풀리게 됩니다. 일본은 2019년 대한민국에 대해 군사적 목적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수출 규제 품목을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당시 일본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두게 됩니다. 그런데 엄한 피해는 삼성전자가 입습니다. 수출 규제 품목이 전부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품목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 수출 규제에 관련한 일련의 이슈와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바뀌는 정권마다 한국때리기를 즐겨하는 일본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나라입니다. 단일민족으로 분단된 최후의 나라이며 분단선을 기준으로 위로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있고, 우리 쪽으로는 미국, 일본,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같은 진영이라는 것이 필자도 썩 내키지는 않으나 그렇게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한 국가내에서도 정치적 성향은 반반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거의 5년 마다 정권이 교체되고, 집권 여당에 의해 우호적인 나라가 바뀌기도 합니다. 2018년 당시는 민주당이 집권하는 시기였고 북한과의 관계에 힘을 쏟을 시기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일본과의 관계는 소원해졌고 때마침 대법원의 판례가 나와서 관계는 극악으로 치닫기 시작했습니다. 지소미아 협정 파기 등 군사적인 동맹까지 흔들리는 과정 속에서 경제적인 압박도 전방위적으로 펼치기 시작합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전 국민적으로 일본 불매 운동을 펼치며 대응합니다. 아직까지 그 분위기는 남아있으며 일본차, 일본맥주, 일본주점 등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굴욕을 잊지 않는다

이재용-일본-출국-현장

일본은 수출 품목을 규제하면서 어떻게 하면 가장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바로 우리나라 수출무역수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공략한 것입니다. 반도체는 전체 공정이 8공정이나 있는 아주 세밀한 작업을 필요로 합니다. 그 중 화학적인 처리를 할 때 필요한 소재들이 있는데 그 품목 전체가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일본은 이를 파악하고 그 품목들을 전부 규제해버립니다.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이 대상 품목입니다. 불화수소는 회로의 불필요한 부분을 깍아내기 위한 세정공정이고,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 위에 회로를 인쇄하는 공정이며, 불화폴리이미드는 디스플레이 필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급히 일본으로 출국해 관련 관계자를 만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는 정재계 관련 인사들은 이재용 회장을 만나주지도 않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성과없이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해 8월 '재팬 프리'를 선언합니다.

 

단기적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은 피할 수 없겠으나 소재의 다각화를 통해 장기적인 생산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일본의 우회적인 수출도 모두 거부합니다. 이로써 한국은 반도체에 있어서만큼 완전한 탈일본을 시도합니다.

 

 

반도체 수출 규제 품목이 다시 풀려도 영향이 갈 곳은 없다

반도체-회로

실제로는 일본 소재를 한국 소재로 바꾸려는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산 소재를 적용하려면 반도체 공장을 멈추고 공정마다 신소재를 적용시키는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삼성전자로써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검증 과정이었으므로 채택하지 않다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강제적으로 채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수출 규제 품목 해제는 또 어떻게 적용될까요? 위에서 설명한대로 이미 국산화나 다각화가 진행되어 공정 자체에 문제가 없으니 또다시 불필요한 재검증 절차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불화수소는 솔브레인, SK머터리얼즈 등이 국산화에 성공하여 이미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며,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를 통해서 대체해버립니다. 그리고 최근 동진쎄미켐이 EUV용 포토레지스트 양산에 성공하여 삼성전자가 공정에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실 벨기에에서 들여오는 포토레지스트의 단가가 일본과 비교하여 3배나 비쌌기 때문에 국산화가 절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화폴리이미드는 이미 그 당시 코오롱인더의 기술이 개발되어 있던 시점이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 출시되기 시작한 폴더블폰에 크게 영향을 끼쳐 생산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은 소문으로 그쳤습니다. 

 

결과적으로 위 세 품목 모두 국산화 및 다각화에 성공해 반도체 생산에는 문제없고 오히려 이 시점에서는 재고를 털어야 하는 시점이므로 일본의 수출 품목 해제에 신경을 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결론

일본의 수출 규제는 결론적으로 악수가 되었습니다. 일본 닛케이 경제지에서는 연일 일본의 실수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으며 회복할 수 없는 자충수였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은 반도체 완제품은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만이 관련 업계에서 생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견제하며, 날을 세우고 있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일본은 중국과도 교역이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인데 이번 협약을 통해서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틈새를 파고 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있을 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비지니스 업계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비지니스는 하되, 잊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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