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제 블로그 글에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회사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해 대략적인 분위기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에 종속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메모리 반도체 줄여서 'DRAM'을 생산하는 기업 중에 미국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주로 낸드플래시와 DRAM을 생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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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삼성전자가 그간 메모리 반도체 감산정책은 없다고 고수해 온 기조를 지난 주 금요일(2023. 04. 07) 본격적인 감산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 기조를 바꿨습니다. 어떻게 된 사정인지 그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자신 없으세요?"
지난 1월 반도체 부문 사장단의 워크숍에서 실무진의 투자 감소 및 감산 계획 보고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자신 없으세요?'란 말로 투자 유지 고수했습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사장단은 감산 계획도 없으며 오히려 투자를 늘려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4분기부터 급격한 시장 침체 분위기로 인해 2023년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이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왔으며 실제로 실적 발표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 1천억원이라는 적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미 이런 실적이 예상되었던 바였지만 이재용 회장은 사장단의 계획을 자신의 한마디 말로 없는 계획으로 만들어 버렸고, 이런 발언과 더불어 저점을 향해 가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잠시 반등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침체임에도 회장의 자신있는 발언에 반응을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삼성은 과거에 이와 같은 상황을 겪어 봤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도 세계적인 시스템 위기가 덮치자 감산 압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오히려 수율을 늘리고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쟁사들은 파산했지만 삼성은 살아남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이재용 회장의 자신감으로 이어진 이유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20조원 지원 요청 삼성전자의 굴욕
지난 주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어닝쇼크의 성적표를 발표합니다. 전년 동기 대비 95% 이상 저조한 실적에 시장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영업이익이 겨우 6000억 밖에 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반도체 부문에서 낸 적자를 스마트폰과 가전부문에서 메꿔 겨우 영업이익 적자를 면합니다.
위의 재무제표는 삼성전자의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4열까지는 연간 기록이고, 5열부터는 직전년도 부터 이번년도 제 1분기까지의 기록입니다. 한 눈에 봐도 현금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 회사운영금으로 20조원을 빌려오는 굴욕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감산정책을 펼치더라도 투자에 대해서는 지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돈이 없어 자회사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움직여야(대세를 거스르다 패가망신)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의 큰 틀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름잡는 세 회사가 넘치는 재고에 서로 치킨게임을 자행한다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치는 악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08년에는 그런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가 이겼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잘못 계산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입니다.
세 개의 거대한 회사가 치킨게임을 하다가 두 개의 회사가 '우리는 감산할거야.' 라고 선언하고나서는 삼성전자의 입지가 어렵습니다. 2008년에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자본이 풍부하기도 했고 현재보다 저렴한 생산비용, 원자재 가격에 생산단가를 낮추는 방식이 통했을 뿐입니다.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가는 높고, 인건비는 너무 올랐습니다. 재고는 21개월치가 쌓여 있습니다.
시장의 흐름은 침체일로입니다. 그 시장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글과 애플은 회사 내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머핀도 없애 버렸습니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는 대놓고 직원들에게 나가라고 합니다. 기업은 생존하려면 조일 때를 알고 적절하게 조여야 합니다. 공급을 줄여서 수요에 대응하고, 또 활황이 오면 공급을 늘려서 영업이익에 기여를 하면 됩니다.
역사는 반복되며, 시장도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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