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시각으로 4월 19일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전기차 전 기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발표했습니다. 가격 인하 발표 이후 공개한 실적에서는 무려 24%의 순익 급감을 보였고 마진율에 있어서 늘 20% 이상을 자신하던 테슬라도 11%대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가격 인하 발표에 2% 이상 주가가 빠졌으며,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주가가 빠지며 테슬라를 향한 의문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벌써 6번째 가격인하 투자자들도 어리둥절
미국 내에서 벌써 6번째 가격인하입니다. 지난 1월 경 가격인하의 경우에는 IRA법안의 보조금 지급을 받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면 이번 가격 인하 발표는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원가를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적이 발표된 이후 시장은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테슬라는 주주총회에 질문을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식 보유수가 많은 사람이 질문을 올리면 그 질문에 '좋아요'를 많이 받은 질문이 선택됩니다. 이번에 선택될 질문을 종합해 보겠습니다.
- Can Tesla maintain the guided 20% auto gross margin ex-credit floor if further price cuts ar necessary to drive the company's 1.8M+ unit volume guidence?(180만대를 생산하기 위해 가격인하를 단행하면 20% 마진을 유지할 수 있나?)
- When should we expect the next milestone for FSD that would trigger a material release of deferred revenue?
- Can you quantify the gross margin headwind from 4680 in Q1 relative Q4? When is this expected to alleviate?(4680 배터리의 역마진은 관리되고 있는가? 역마진은 언제쯤 회복될 것인가?)
2번은 자율주행에 관련된 내용이므로 건너뛰기로 하고 전기차의 수익에 대한 내용은 1번과 3번입니다. 이미 실적 발표 이후이므로 마진이 유지되지 못한 것을 투자자들은 인지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까지 수익을 악화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후발 기업들의 마진율과의 괴리가 아직도 크다
테슬라는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마진율을 일정 수준 포기하더라도 시장 점유율로 승부한다.
- 시장 점유율은 사용자가 익숙한 시스템을 선호하는데 기여한다. 즉 타사의 전기차에 대한 모험수를 줄인다.
- 후발 기업들의 마진율은 6%대 이하여서 그들은 절대로 마진율을 낮출 수 없다.
- 테슬라의 사용자들만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FSD)을 사용할 수 있다.
- 점차적으로 배터리 양산에 대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고 결국 배터리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그동안 자사의 전기차 가격을 올리기만 하다가 급격히 가격을 내리기 시작한 이유가 위에 나열한 이유가 아닐까 필자는 추측해 봅니다. 경쟁 업체가 없을 때는 비싸게 내 놓아도 수요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 상황은 바뀌었고 완성차 업체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모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디자인 면에서는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기업과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간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체로써 그 기술에 대해 충성하던 고객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가격대가 유지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테슬라도 가격을 유지할 수 없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원가 절감과 생산 대수를 늘리고 대신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시장 점유율에 목숨을 거는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아마 주주 총회에서도 이와 같은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양산하지 못하는 이상 20%의 마진은 이제 없습니다.
결론
일론 머스크는 이제 테슬라에게서 거의 손을 떼는 모양새입니다. 요즘 챗GPT에 대한 윤리적 비판을 가하면서 자신이 정직한 AI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트위터, 스페이스X 등 후발 사업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의 기괴한 행보에 이미 불안하다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사업 수완으로도 지속 가능한 면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복잡해지고, 법안도 새로 제정되면서 테슬라도 전문 경영인의 도움이 필요한 국면인 것 같습니다. 요즘 테슬라에 대한 코멘트도 거의 나오고 있지 않는 것도 그 단면을 말해주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과연 테슬라가 복잡해진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이번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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