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SDSN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서 행복에 대한 각종 항목에 대한 점수를 부여해 총점을 수치화하여 국가별로 순위를 매깁니다. 그 항목은 GDP, 수명, 복지, 인생의 선택자유도, 포용력, 국가신뢰도 등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약간 의문은 행복이라는 주관적인 관념을 객관적 지표로 수치화가 가능하다는 것에서 필자는 충격입니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순위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나라 대부분이 북유럽입니다. 그리고 유럽이 많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킹의 후예들은 늘 죽음과 친구였다
북유럽하면 떠올리시는게 바로 바이킹의 후예입니다. 북쪽의 동토와 척박한 산세지형 때문에 노르만 민족들은 주로 해상에서의 약탈과 비옥한 토지에 대한 갈망으로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그들은 늘 싸울 준비가 되어 있고, 반드시 전쟁 중에 전사하여 오딘이 사는 발할라의 세상으로 가길 마음 속 깊이 원했습니다.
전쟁이 종교이고, 죽음도 종교였던 북유럽의 사람들은 민족성이 느긋합니다. 늘 죽음이란 존재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은 두려움과 초조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일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필자도 여러분과 같이 필사적인 고3을 거쳐 더욱 필사적인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다니다 그만 둡니다. 그 삶이 남긴 것이란 고작 약해진 몸과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황상태 뿐이었습니다. 이런 체험을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직 몸과 마음만 건강하면 될 뿐, 다른 것은 전부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죽음이 생각날 때 온전한 자신이 드러나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합니다. 각오라는 것이 생깁니다.
슬로우 라이프는 우리가 보기에 느린 것일 뿐 그들은 정상이다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 부근에 형성되어 있는 국가가 차트에 나와있듯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느긋하고 여유롭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삶이라서 여유롭다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순위가 나올 때마다 그들의 반응은 '응? 정말? 잘못된 거 아니야?' 와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외부인이 봤을 때, 그들 행복의 나라는 느려터져서 답답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분이라도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과 관공서가 경쟁이라도 하듯 처리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생활방식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행복한 나라에서의 슬로우 라이프는 화가 나고 불만만 쌓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나라 사람이 화가 났으니 미안해서라도 빠르게 처리해주려고 노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애초에 슬로우 라이프라고 인식하지 않고 원래 살아왔던대로 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가 나서 복지에 신경씁니다. 핀란드의 경우엔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독립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주거비를 지원합니다. 그 이후의 교육도 석사과정까지 무상으로 지원을 해주고, 생활자금까지 지원합니다. 더군다나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전공도 바꿀 수 있어서 그 등록금도 모두 지원합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 스트레스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부유한 국가여서 이것이 가능한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핀란드는 소득에 대해 50%에 가까운 세금을 거둬갑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전혀 불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세금이 우리 아이들에게 정확히 분배되리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자산에 대한 소유욕보다는 미래를 우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산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는 것입니다.
노르웨이는 해상에서 석유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국부펀드에 귀속시키고 그 펀드에서 나오는 이자만으로 나라가 지탱된다는 나라입니다. 의료비, 학비까지 전부 무료이며 한 때 핀란드를 제치고 노르웨이가 1위를 지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역시 국가 산업이 큰 수익을 얻으므로 국민이 돈에 대해 자유롭습니다.
그렇다면 국가가 부유하거나, 소득을 재분배하는 등의 노력이 북유럽 국가가 행복한 이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대한민국도 잘 사는 나라인데 왜 행복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잘 사는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 10위, 군사 규모 6위 등 순위 면에서 좋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 조사단체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순위는 56위입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라면 국가의 부유함과 복지가 중요한 단서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그것이 부족한 것일까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빠르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잡은 것일까요? 그렇게 해서 선진국 대열에 오른 것이 기쁘기보다는 저주에 가깝습니다. 잘 살지만 가족끼리 비난하고 화를 내는 집안을 보고 어느 이웃이 부럽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필자도 포스팅을 하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약속시간을 어겼다고 화를 내었고, 주문한 상품이 오배송되었다고 고객센터에 온갖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배달 음식이 10분 늦었다고 별점테러를 하고, 윗층이 쿵쿵거린다고 살인충동이 일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사람의 심리상태일까요?
그런데 이것이 외국인이 보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행복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보면 56위라는 순위도 높아보입니다.
'마음 수련, 마인드 셋'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과 외로움은 같은 말이 아니다 (0) | 2023.05.20 |
---|---|
블로그 저품질에 대처하는 마인드셋 (0) | 2023.05.07 |
법륜 스님에게 의사 딸을 가진 어머니의 고민 상담 (0) | 2023.05.02 |
행복의 조건, 당신은 행복합니까? (0) | 2023.04.17 |
억울한 상황을 나에게 이롭게 하는 방법 (0) | 2023.04.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