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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 개론

우리가 비웃던 일본 경제 이제 기지개 켜나

by 럭키대디2727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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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닛케이-10년-지표
일본 닛케이 지수(10년)

일본 경제가 오랜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키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주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무려 33년만에 최고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잃어버린 30년에서 탈출하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일본은 대표적인 침체(디플레이션) 국가로써 그간 내각이 주도적으로 양적완화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진작시키지 못하는 실패를 맛봐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정세에 맞물려 일본이 드디어 자리를 잡아갑니다. 그 속사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넘버 원 노트북 우리나라에선 개도 안가져간다

얼마 전, 일본의 기업 파나소닉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위해 노트북을 출시했습니다. 모델명은 '렛츠 노트 SV 시리즈' 입니다. 그런데 이 노트북이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혹평 세례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은 디자인때문입니다.

 

파나소닉-노트북-렛츠-노트

 

시대를 역행한 촌스러운 디자인과 가격마저 300만원에 달합니다. 마그네슘 합금 소재로 경량화에 성공했음에도 디자인때문에 무거워보이는 착시현상도 혹평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오히려 무게는 국내 어떤 제품보다 가볍습니다. 게다가 최근 노트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D-SUB, 유선랜, CD-ROM까지 구시대적인 기능을 앞세우자 국내 소비자들은 개도 안 쓸 노트북을 우리에게 파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면 화가 날 일이지만, 실제로 저 모델은 일본에서 없어서 못 살 만큼 인기가 있다고 하니 항간의 소문대로 일본의 전자 제품 갈라파고스화가 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의 전자 제품을 선도하던 그 일본이 말입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모두 뒤쳐지는 일본

일본은 현재 국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산업이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자동차 부문의 도요타가 1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것도 최근 중국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로봇 산업도 독일에게 추격당했으며,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현대가 로봇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므로 곧 추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일본은 이미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등 많은 분야에서 선행 연구하여 실적을 올렸지만 판매 주도권은 한국, 중국, 대만에 빼앗기고 연구만 잘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연구와 투자가 연결되어야 하는 부분을 일본 정부와 기업이 등한시한 결과입니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 울린 것인가

오마하-현인-워렌-버핏-일본-투자-신문
4월 12일자 일본경제신문

그런데 얼마 전,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우는 워렌 버핏이 대만의 TSMC 지분을 모두 팔고 일본의 상사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겠습니다.

 

  1.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워렌 버핏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합니다.)
  2. 외국인 투자자로써 환율의 이점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엔저가 심함. 즉 환차익이 극대화됨)
  3. 중국과의 전면전을 예감(현재 G7이 일본에 모여 중국을 포위하다시피 하는 정책을 마구 쏟아냄)
  4. 미국 연맹강화 소식에 일본으로 각국 기업들이 투자를 자처(일본에 굴욕을 당했던 삼성마저 요코하마에 투자함)

 

실제로 일본의 5대 상사의 주가는 신고가를 작성중이며 그 여파가 일본 닛케이 최고점 경신이라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물가는 여전히 낮은데 이는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 직원들의 월급을 올리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월급 인상률이 무려 5%나 가까이 올랐습니다. 무려 30년만의 일입니다.

 

이같은 소식은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며, 직원들에게 이익을 배분하므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과연 일본의 저금리 정책이 이제서야 그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는 우라가미 구니오가 말하는 사계 중 금융장세(봄)에 들어선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위에서 필자는 일본의 산업 분야가 뒤처짐을 조롱하다시피 했습니다. 실제로 필자와 여러분은 일본이 뒤처지고 있음을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장이 자유롭게 경쟁할 때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경쟁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제 정세는 자유로운 경쟁 기조보다는 자국 보호가 우선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전쟁이 위기감을 고조시켰는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중국이 대만을 흡수하려는 야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 중국을 견제하지 못하면 뒤따라잡힐 것을 우려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G7 국가들은 일본을 전초기지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경쟁 체제가 아닌 국가간의 개입이 더 강한 국면입니다.

 

중국과 전면전은 있을 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만으로도 아시아에서 그나마 안전한 나라는 일본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미국이 동맹의 지도자라고 립서비스를 할 정도면 이 쇼의 중심은 일본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국내 상황이나 국제적 상황으로 인해 일본 증시가 강한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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